KBS 한국인의 밥상 646회
2024년 3월 7일 방송
땅끝에서 봄을 맛보다, 해남 봄나물 밥상
이토록 간절하게 기다리는 계절이 있을까.
애타게 기다리던 봄을
땅끝마을의 봄나물 밥상에서 만나다!
우리 국토의 최남단인 해남에 드디어 봄이 찾아왔습니다.
따스한 봄기운에 들녘에서는 봄동과 쑥, 냉이, 세발나물 등 봄나물들이 싹을 틔우고 덩달아 여인들의 마음도 설레기 시작합니다.
겨울 칼바람을 견디고서야 참맛을 내는 봄나물과, 봄나물에 기대어 가혹한 세월을 이겨낸 여인들의 사연이 버무려진 봄의 맛이 궁금해집니다.
■ 봄나물의 힘찬 기운을 맛보다
[전라남도 해남군 마산면 금자마을]
봄바람이 남해를 건너와 해남군 마산면의 금자마을 들녘을 푸릇푸릇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마을의 팔구십 대 어르신들께서도 봄동 수확에 팔을 걷어붙이셨습니다. 겨울 동안 추위를 이겨내며 땅에 눌러붙어 자란 봄동은 마을 어르신들께 친손주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이들이 맨손으로 개간한 밭에서 키워낸 봄의 전령사인 봄동은 남다른 기쁨과 함께 노랫가락을 자아내게 합니다.
혹독한 시절을 봄나물로 버텨내며 인생의 봄을 일궈내신 어르신들과 이 마을 사람들에게 봄의 맛은 특별하고 깊은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손으로 곱게 눌러 만든 봄동전은 꽃을 닮은 모양새로 마을의 60대 분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며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와 시어머니를 그리워하십니다.
마을의 80대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딸의 마음으로 준비하는 봄나물 음식들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봄동쌈밥과 방풍나물을 얹은 밥, 자연산 감성돔으로 끓인 방풍감성돔된장국은 윗대의 헌신과 후손의 감사함이 어우러진 금자마을의 봄나물 밥상에서 진정한 봄의 의미를 느끼게 합니다.
■ 이순신 장군과 우수영 여인들이 차려낸 봄나물 밥상
[전라남도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문화마을]
해남 앞바다는 역사적 변곡점을 만들어낸 현장이자,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적의 배 133척을 13척의 배로 격파한 명량해전의 울돌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봄바람에 실린 이순신 장군의 용맹한 음성이 들리는 듯한 바다입니다.
해남의 우수영 여인들에겐 명량해전의 승리에 함께했다는 자긍심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돕기 위해 산에서 강강술래를 하고 옥을 갈아 쌀뜨물처럼 보이는 물을 흘려보내 왜군을 속이는 전술을 펼친 역사가 전해집니다.
이러한 선조들의 감동을 기리며 우수영 여인들이 차리는 봄나물 밥상에는 쑥으로 만든 전라도식 쑥 된장국, 냉이된장주먹밥이 포함됩니다. 고기잡이 나가는 어부들의 새참이자 조선 수군의 전투 식량이었던 주먹밥은 냉이와 된장을 넣어 영양가 높은 봄철 음식이 됩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속병을 달래기 위해 드셨다고 전해지는 무와 소고기, 냉이를 넣어 끓인 시원한 장국밥도 이 밥상의 특별한 요리입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추억을 담은 우수영 여인들의 봄나물 밥상은 그들의 봄날을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 간척지가 키워낸 최초의 봄나물, 세발나물
[전라남도 해남군 문내면 예락리마을]
울돌목 근처 예락마을의 여인네들에게 전통적으로 갯벌은 밭이었고, 봄에 갯벌에서 자라는 해초가 봄나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세발나물이 이 최고 봄나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세발낙지의 가느다란 다리를 닮아 세발나물이라 불리는 이 식물은 원래 갯벌이나 염전 주변에서 자라는 염생 식물이었습니다.
그러나 80여 년 전, 간척지로 인해 마을에 논이 생기면서 육지 식물로 변모하였고, 20여 년 전부터 주민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봄나물로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세발나물은 갯벌에서 잡초 취급을 받다가 중요한 봄나물로 인정받으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김금애 씨(83세)와 서덕순 씨(55세) 사이에도 이러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금애 씨는 여전히 갯벌에서 나는 꼬시래기를 최고의 봄나물로 여기지만, 서덕순 씨는 세발나물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채취한 굴과 세발나물로 전을 부치며, 음식의 조화를 통해 고부 간의 정을 나눕니다.
삼겹살을 구울 때도 서덕순 씨가 채취한 세발나물은 고기와 함께 먹는 겉절이로, 김금애 씨가 뜯은 꼬시래회무침은 입가심으로 서로 잘 어울립니다. 여기에 세발나물을 갈아 만든 수제비까지 더해져 예락마을 고부의 봄나물 밥상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세발나물 판매 문의
010-6657-3040
010-2501-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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